단톡방 욕설 모두 모욕죄 아니다…법원 "사회적 평가 떨어뜨릴 표현인지 따져야"
주민 단체 채팅방 욕설 유죄 판단 파기환송…재판부 “경미한 무례한 표현은 해당 안 돼”
단체 채팅방에서 오간 욕설이라도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상급심 법원은 아파트 주민 단체 채팅방에서 입주자대표를 향해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보낸 주민에게 모욕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2년 4월 입주민들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 입주자대표 B씨를 겨냥해 욕설이 섞인 메시지를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은 해당 메시지가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고 A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상급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주관적 기분이 상했는지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표현인지 엄격하게 따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정도의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니라, 부적절함을 지적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나타내며 한 경미한 수준의 단순 욕설이나 무례한 표현은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채팅방에 입주자대표의 고소를 둘러싼 불만 여론이 형성돼 있었던 정황 등 발언이 나온 맥락도 함께 살폈다.
그러면서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할 만한 표현일 뿐 객관적으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모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형법은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피해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고, 고소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한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에는 별도의 처벌 규정이 있지만 모욕에는 그러한 규정이 없어, 온라인 대화방에서 이뤄진 모욕에도 형법 조항이 그대로 적용된다.
파기환송은 유무죄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아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내는 절차다. 표현의 수위와 대화가 오간 맥락에 대한 판단은 환송 후 심리에서 다시 이뤄지게 된다.
[참고 법령] 형법 제311조(모욕) 형법 제312조 제1항(고소와 피해자의 의사)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고소기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벌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