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저장해둔 딥페이크 영상도 지금 처벌되나요…2개의 기준일과 ‘소지’의 끝
시행 전 저장 자체는 처벌 대상 아냐…시행 뒤에도 지배 상태가 계속됐다면 이후 부분 판단
처벌 규정이 생기기 전에 저장한 불법 성적 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이라도, 규정이 시행된 뒤까지 지우지 않고 보관했다면 소지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상급심 판단이 나왔다.
이번 판단의 쟁점은 파일을 처음 저장한 날이 아니라 그 파일에 대한 지배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졌는지다. 파일을 받은 때에는 소지 처벌 규정이 없었더라도, 시행일 뒤에도 휴대전화나 저장장치에서 관리할 수 있는 상태가 계속됐다면 시행 후의 소지 부분을 판단할 수 있다는 취지다.
불법촬영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을 처벌하는 규정은 2020년 5월 19일부터 시행됐다. 허위영상물, 이른바 딥페이크의 소지·구입·저장·시청을 처벌하는 규정은 2024년 10월 16일부터 시행됐다.
두 종류의 파일이 같은 기기에 있어도 기준일은 같지 않다. 촬영물은 2020년 5월 19일 이후의 보관 상태가, 허위영상물은 2024년 10월 16일 이후의 보관 상태가 각각 쟁점이 될 수 있다.
상급심은 ‘소지’를 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을 자신이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그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라고 봤다. 또 소지죄는 대상 파일임을 알면서 소지를 시작한 때부터 삭제·처분 등으로 지배관계가 끝날 때까지 하나의 죄로 평가되는 계속범이라고 판단했다.
앞선 심리에서는 규정 시행 전에 파일을 저장한 뒤 새로 저장하거나 옮기는 행위가 없었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이 있었다. 그러나 상급심은 계속범의 실행행위가 규정 시행 전에 시작됐더라도 종료되지 않은 채 이어졌다면, 시행 후의 행위에는 새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시행 뒤에 별도의 새 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는 시행 전의 저장 행위 자체를 나중에 처벌하는 것이 아니다. 형법은 범죄의 성립과 처벌을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번 판단은 규정 시행 뒤에도 계속된 보관 상태를 처벌 범위로 본 것이다.
다만 파일이 기기에 남아 있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경우에 곧바로 소지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파일의 성격을 인식했는지, 실제로 관리하거나 지배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 등은 개별 사정에 따라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 단체대화방에서 받은 파일이나 자동 저장된 파일도 기기 안에 남아 있고 지배관계가 인정되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촬영물 또는 복제물, 허위영상물의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경우 각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한다. 이번 판단에 따라 오래전에 받은 파일인지보다 각 규정의 시행일 이후에도 보관 상태가 이어졌는지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상급심은 소지 부분에 관한 앞선 판단을 취소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해당 파일이 각 시행일 이후에도 지배 상태에 있었는지 등을 바탕으로 처벌 가능성이 다시 판단되게 됐다.
참고 법령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4항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 제4항
- 「형법」 제1조 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