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임대차

보증금 못 돌려준 임대인 사기죄 무죄…법원 "사정 변화만으로 고의 단정 못 해"

작성 완료 2026-08-21 11:28 · 발행 2026-08-21 · 최종 확인 2026-08-21 · AI 초안 작성, 편집자 사실확인

계약 시점 담보가치가 채무 총액 웃돌아…1심 유죄 뒤집고 항소심서 무죄

임대차 계약 당시 보증금을 돌려줄 자력이 충분했다면 이후 사정이 나빠져 이를 반환하지 못했더라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는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 부부에게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함께 내려졌던 배상명령도 효력을 잃었다.

A씨 부부는 2017년 8월 다세대주택 11세대를 6억5000만원에 매수하면서 기존 임차인들의 보증금 3억7000만원을 승계했다.

이듬해에는 다른 다세대주택 12세대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후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서 계약 기간이 끝난 임차인 3명에게 보증금 1억5500만원을 돌려주지 못했다.

검찰은 A씨 부부가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임대차 계약을 맺어 임차인들을 속였다고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해 남편에게 징역 1년을, 아내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유죄 여부를 가르는 기준을 계약을 맺던 시점의 변제 자력에 두고, 감정 결과 임차인들이 입주한 다세대주택의 가치가 약 8억2000만원으로 승계한 보증금과 근저당권 채무를 합한 4억6000만원을 웃돌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계약 당시 부동산의 담보가치가 전체 채무액을 넘어서 보증금 반환 자력이 충분했다면, 이후 경제 사정 변화만으로 계약 당시 편취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망행위도 인정되지 않았다. 계약서에는 경매가 진행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임차인들도 등기부등본을 통해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부동산은 이후 경매에서 3억2000만원에 낙찰돼 감정가를 크게 밑돌았다. 손해는 현실로 나타났지만 사기죄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시점은 계약을 맺은 때라는 것이 항소심의 결론이다.

다만 형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임대차 계약에 따른 반환 채무는 민사상 채무로 그대로 남는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돈을 회수하는 절차는 민사 영역에 마련돼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차가 끝난 뒤에도 보증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반환을 구하는 민사소송은 형사 절차와 별개로 진행된다.

사기죄는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는지가 아니라 계약을 맺을 당시 상대방을 속일 의사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성립 여부가 갈린다. 보증금 미반환이 계약 이후의 자금난에서 비롯된 경우 형사 책임을 묻기 어려운 구간이 생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참고 법령

형법 제347조(사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임차권등기명령)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배상명령)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불복)

관련 법령: 형법 제347조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 소송촉진법 제25조 · 전세사기특별법 제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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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확인일: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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