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방서 2살 아이 등 때린 30대 무죄…법원 "신체적 학대로 단정 어려워"
2살 아이가 1살 딸 넘어뜨리자 손으로 한 차례 때려…재판부 “강도 세 보이지 않아”
다른 사람의 아이가 자기 자녀를 넘어뜨리자 그 아이의 등을 손으로 한 차례 때렸더라도 신체적 학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30대 여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15일 오후 6시 40분경 한 보호시설의 놀이방에서 당시 2살이던 B군의 등을 손으로 한 차례 때린 혐의를 받았다. B군은 A씨의 자녀가 아니었고, A씨는 B군이 자신의 1살 된 딸을 밀어 넘어뜨리는 것을 본 직후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행위가 아동복지법이 금지한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A씨를 재판에 넘겼다. 아동복지법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을 아동학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때린 부위는 등이고 때린 횟수도 한 차례에 그쳤으며 폐쇄회로(CC)TV 영상에 의하면 때린 강도가 세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행위가 신체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아동의 신체 건강이나 발달을 저해할 위험을 초래한 학대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그동안 신체적 학대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행위가 있었던 장소와 시기, 행위에 이른 동기와 경위, 행위의 정도와 태양, 아동의 반응은 물론 아동의 연령과 건강 상태, 유사 행위의 반복 여부까지 함께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혀왔다.
이 기준에 따르면 상해와 같은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신체 건강이나 발달을 해칠 위험이 인정되면 신체적 학대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재판부가 무죄 판단의 근거로 든 것도 때린 횟수 자체가 아니라 부위와 강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였다.
아동복지법이 정한 아동학대의 주체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다. 자신의 자녀가 아닌 아동을 상대로 한 행위도 적용 대상이 되며, 신체적 학대행위가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훈육을 이유로 든 체벌이라고 해서 그 자체로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친권자가 자녀를 징계할 수 있도록 한 민법 조항은 2021년 1월 삭제됐고, 다른 사람의 아동에 대해서는 애초에 이런 근거 조항이 존재한 적이 없다.
아동복지법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형법상 폭행죄가 별도로 문제 될 수 있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며, 이 사건에서 A씨에게 적용된 죄명은 아동복지법 위반 하나였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참고 법령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아동학대의 정의) 아동복지법 제17조 제3호(금지행위 중 신체적 학대행위)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 제2호(벌칙,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민법 제915조(친권자의 징계권, 2021년 1월 26일 삭제) 형법 제260조 제1항·제3항(폭행, 반의사불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