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불법 투약, 왜 ‘마약’이라는 말만으로 법정형을 판단할 수 없을까
프로포폴을 둘러싼 사건을 볼 때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은 일상어와 법률용어다. 일상적으로는 프로포폴 사건을 ‘마약 사건’이라고 부르지만,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분류에서 프로포폴은 ‘마약’이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이다. 같은 마약류라도 어느 분류에 속하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벌칙 조항이 달라진다.
최근 한 피부시술 의원을 운영한 의사가 약 5년간 여러 사람에게 프로포폴을 반복 투약하고, 타인의 주민등록번호와 외국인 명단을 처방에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약 4,700회, 총 18만㎖의 투약 혐의를 공소사실로 제시했다. 직원과 일부 투약자는 기소됐고, 다른 일부 투약자에게는 치료·재활 연계를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고 한다.
이는 아직 재판의 결론이 나온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은 보도된 혐의의 유무죄나 개별 처분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글이 아니라, 프로포폴 불법 투약과 명의 사용이 법률상 어떤 구조로 다뤄지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핵심 답변: 프로포폴은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이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마약류를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나누고, 향정신성의약품도 가목부터 마목까지 구분한다. 프로포폴은 그중 라목에 속한다.
그래서 ‘프로포폴이니 무조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라고 말하면 정확하지 않다. 해당 법의 제60조는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 나목·다목 등 특정 유형에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둔다. 반면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의 매매·수수·소지·사용·투약·제공 또는 처방전 발급 등은 제61조 제1항 제5호의 적용 대상이며,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마약류취급자가 업무 외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하거나 처방전을 발급한 경우에도 제61조 제1항 제7호가 문제 될 수 있다. 의료 목적의 투약과 업무 외 투약은 같은 약물을 두고도 법률상 출발점이 다르다. 구체적으로 어느 조항이 적용되는지는 행위 내용, 지위, 처방·투약 방식, 공소사실에 따라 가려진다.
상습범에 대해서는 제61조 제2항이 정한 가중이 가능해 법정형의 장기는 2분의 1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5년의 장기는 7년 6개월이 된다. 다만 반복 횟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상습 가중이나 실제 선고 형량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재판에서 인정되는 사실과 적용 조항을 따로 봐야 한다.
의사가 투약하면 언제나 적법한가
그렇지 않다. 법은 의료 목적의 마약류 투약·처방을 전제로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 취급 권한을 부여하지만, 마약류취급자는 업무 외 목적으로 마약류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정한다. 의료 목적이 없는 투약 또는 처방이라는 혐의가 문제 되는 이유다.
투약받은 사람도 예외적으로 법 밖에 있는 것은 아니다.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을 사용하거나 투약받는 행위는 제4조와 제61조의 적용이 문제 될 수 있다. ‘의료인이 놓아줬다’는 사정만으로 투약받은 사람의 법적 문제가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 없는 구조다. 반대로 실제 의료 목적, 처방 경위, 투약 기록 등은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된다.
같은 약을 맞았는데 누구는 재판, 누구는 치료·재활 조건부 기소유예가 된 이유
기소유예는 무죄 판결이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다. 조건부 기소유예는 그 처분에 선도·치료·교육 또는 치료·재활 연계 참여 같은 조건을 붙이는 방식이다.
마약류 단순 투약사범 가운데 치료·재활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사람을 대상으로는 중독 수준 평가와 맞춤형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제도가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도 안내에 따르면 조건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거나 다시 범행한 경우에는 기소유예가 취소되고 기소로 이어질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초범이면 치료를 받으면 반드시 기소유예’라는 공식이 없다는 것이다. 보도된 사건에서도 일부는 기소되고 일부는 치료·재활 연계를 조건으로 기소유예가 됐지만, 두 집단을 나눈 구체적 기준은 공개된 보도만으로 알 수 없다. 기소 여부와 조건부 처분은 사안별로 판단되는 영역이다.
남의 명의로 프로포폴을 맞거나 처방받으면 무엇이 달라지나
처방전에는 환자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등 법정 기재사항이 들어간다. 또한 마약류 취급은 보고 대상이고, 통합정보 체계에는 취급·처방 관련 정보가 쌓인다. 따라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해 처방 또는 투약 기록을 만들면 실제 투약자와 기록상의 환자가 분리된다.
보도된 사안에서 수사기관은 다수의 주민등록번호와 외국인 명단이 감시를 피하기 위한 처방에 사용됐다고 보고 있다. 이는 아직 공소사실 단계다. 다만 법 구조상 명의가 정확해야 같은 사람에 대한 중복·과다 처방 징후를 확인하는 기록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한 행위는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항 제10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마약류 관련 혐의와 주민등록번호 관련 혐의가 함께 문제 되면 경합범 규정이 검토될 수 있지만, 각 법정형을 단순히 더해 최종 형량을 계산할 수는 없다.
시스템이 있어도 명의가 바뀌면 기록은 왜곡된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보고 의무는 제11조에, 통합정보센터와 투약내역 확인의 틀은 제11조의4와 제30조에 있다. 제30조 제3항의 사전 투약내역 확인은 대통령령으로 정한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에 적용되므로, 모든 성분과 모든 상황에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이 제도는 기록된 환자 식별정보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그러므로 실제 투약자와 처방 명의가 다르다면, 시스템에 기록이 남더라도 한 사람의 반복 투약 패턴이 여러 명에게 흩어져 보일 수 있다. 이는 제도의 부재라기보다 입력되는 신원 정보의 정확성이 감시 기능의 전제가 된다는 문제다.
또한 의료인이 자신에게 특정 마약류를 투약하거나 자신을 위해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금지한 제30조 제2항은 2025년 2월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이는 의료인의 자기 투약에 관한 조항이므로, 타인에게 투약했다는 혐의를 설명하는 직접 근거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정리
프로포폴 사건을 이해하는 데는 세 가지 구분이 필요하다. 첫째, 프로포폴은 법률상 ‘마약’이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이라는 분류. 둘째, 의료 목적의 적법한 취급과 업무 외 투약·처방 혐의의 구분. 셋째, 기소와 치료·재활 조건부 기소유예가 같은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여기에 타인 명의 사용이 더해지면 마약류 규정과 주민등록번호 규정이 함께 검토될 수 있다. 다만 기소는 재판의 시작일 뿐이며, 보도된 혐의의 성립과 최종 책임은 재판을 통해 판단된다.
참고 법령과 조문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호, 제4조 제1항, 제5조 제1항, 제11조, 제11조의4, 제30조, 제32조, 제60조 제1항, 제61조 제1항 제5호·제7호·제11호 및 제2항, 제67조
-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항 제10호
- 「형사소송법」 제247조
- 「형법」 제37조, 제38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