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불법 투약, 놓은 의사와 맞은 사람은 각각 어떤 조문으로 처벌되나
2026년 5월, 한 피부시술 의원을 운영해 온 50대 의사가 5년 가까이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고 검찰이 밝혔다. 검찰이 공개한 숫자는 투약 약 4,700회, 총 18만㎖, 투약자 32명이다. 한 사람에게 하루 열 번 넘게 이어서 놓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도용된 주민등록번호가 121명분 1,272회, 별도로 사들인 외국인 명단이 2,000여 명분이라는 내용도 함께 발표됐다.
숫자가 크면 형량도 그만큼 클 것 같지만, 조문을 펴 보면 그렇지가 않다. 프로포폴은 법률상 ‘마약’이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도 가장 아래 칸인 라목에 들어가 있고, 그 칸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 하나로 법정형이 절반으로 갈린다. 같은 약을 맞은 32명 중 5명은 재판에 넘겨지고 21명은 기소유예로 갈린 것도 우연이 아니라 제도의 구조다.
아래는 이 사건 자체의 유무죄를 따지는 글이 아니라, 이런 유형에서 어떤 법률의 어떤 조문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한눈에 보는 결론
- 프로포폴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상 ‘마약’이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이다(제2조 제3호 라목, 시행령 별표 6 제68호). 이 분류가 법정형을 가르는 첫 갈림길이다.
- 의사가 의료 목적을 벗어나 프로포폴을 투약하거나 처방전을 발급한 경우, 마약류관리법상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제61조 제1항)이다. 같은 행위를 ‘마약’으로 했다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제60조 제1항)이다.
- 상습이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므로(제61조 제2항) 징역 장기는 7년 6개월이 된다. 투약 횟수가 4,700회라도 이 상한 자체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횟수는 죄의 개수와 양형에서 평가된다.
- 의사가 놓아준 것이라도 의료 목적이 아니면 맞은 사람도 처벌 대상이 된다(제4조 제1항, 제61조 제1항 제5호).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썼다면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항 제10호(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가 따로 붙는다.
- “초범이 치료받으면 기소유예”는 자동이 아니다. 근거는 형사소송법 제247조의 기소편의주의, 즉 검사의 재량이다. 2024년 4월 15일 전국으로 확대된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은 전문가위원회의 중독 수준 평가를 거쳐 조건을 붙이는 구조이고, 조건을 이행하지 않거나 재범하면 기소유예가 취소되고 기소될 수 있다.
-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쌓이는 기록은 환자의 주민등록번호 단위다(제11조 제2항 제1호). 명의가 바뀌면 한 사람의 누적이 여러 사람 몫으로 흩어진다. 이 사건에서 검찰이 명의 도용을 감시 회피 목적으로 본 이유다.
1. 어디까지가 확정된 사실인가
먼저 선을 그어야 한다. 이 사건은 2026년 5월 29일 구속기소된 단계다. 재판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아래 표의 내용은 모두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과 수사 결과다. 유무죄는 재판에서 가려진다.
| 항목 | 검찰이 밝힌 내용 |
|---|---|
| 처분 | 2026년 5월 29일 구속기소(2026년 5월 31일 언론 보도) |
| 피고인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50대 의사, 피부시술 의원 운영 |
| 혐의 기간 | 2020년 11월부터 약 5년간 |
| 규모 | 프로포폴 약 4,700회, 총 18만㎖, 투약자 32명 |
| 대가 | 1회 30만원 |
| 명의 도용 | 2021년 5월~2023년 11월 사이 타인 주민등록번호 121명분을 1,272회 사용, 외국인 명단 2,000여 명분 매입 |
| 사망 | 투약자 32명 중 6명이 우울증 악화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이 밝힘 |
| 적용 법률 | 마약류관리법 위반, 주민등록법 위반 |
| 함께 기소 | 의원 실장·간호조무사·피부관리사 등 직원 6명 불구속 기소(마약류관리법 위반) |
| 투약자 처분 | 5명 불구속 기소, 21명 치료·재활 연계 조건부 기소유예 |
| 범죄수익 | 수십억원대 추징 보전 추진 |
검찰은 환자를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 마약 중독에 빠뜨린 심각한 범죄라는 취지로 발표했다. 사망 6명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 그렇게 확인됐다는 발표만 있었을 뿐, 투약과의 인과관계가 법적으로 판단된 것은 아니다. 투약자 32명 중 5명과 21명을 가른 구체적 기준도 공개되지 않았다.
2. 프로포폴은 왜 ‘마약’이 아닌가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1호는 마약류를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셋으로 나눈다. 프로포폴은 이 중 향정신성의약품에 속한다. 그리고 향정신성의약품은 다시 가목부터 마목까지 다섯 칸으로 나뉜다(제2조 제3호).
| 칸 | 조문상 성격 |
|---|---|
| 가목 | 오용·남용 우려가 심하고 의료용으로 쓰이지 않으며 안전성이 결여된 것 |
| 나목 | 오용·남용 우려가 심하고 매우 제한된 의료용으로만 쓰이는 것 |
| 다목 | 가·나목보다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고 의료용으로 쓰이며, 심한 정신적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는 것 |
| 라목 | 다목보다도 의존성 우려가 적고 의료용으로 쓰이는 것 |
| 마목 | 가~라목을 함유하는 혼합물질·혼합제제 |
각 칸에 어떤 성분이 들어가는지는 대통령령이 정한다. 프로포폴은 시행령의 ‘법 제2조제3호라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별표(별표 6) 제68호에 올라 있다. 같은 별표 제60호에는 수면제로 알려진 졸피뎀이 있다.
반대로 뉴스에서 자주 함께 거론되는 **펜타닐은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니라 ‘마약’**이다(시행령 별표 2 제27호). 같은 ‘의료용 마약류’라는 말로 묶여도 법률상 칸이 다르고, 그래서 처벌 조문도 다르다.
3. 의사가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하면 어떤 처벌을 받나
3-1. 의사는 ‘금지된 사람’이 아니라 ‘자격 있는 사람’이다
의사는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류취급의료업자다(제2조 제5호 자목). 즉 의료 목적이라면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런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은 ‘자격 없이 취급했는가’가 아니라 **‘자격을 업무 외의 목적에 썼는가’**다.
관련 조문은 세 갈래로 걸린다.
- 제5조 제1항: “마약류취급자는 그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하여 제4조제1항 각 호에 규정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 위반 시 제61조 제1항 제7호
- 제30조 제1항: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아니면 의료나 동물 진료를 목적으로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거나 처방전을 발급할 수 없다. → 위반 시 제61조 제1항 제11호
- 제4조 제1항: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제공·수수할 수 없다. → 라목 향정신성의약품이면 제61조 제1항 제5호
어느 호로 의율되든 모두 제61조 제1항이므로 법정형 구간은 같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실제 사건에서 어떤 호가 적용되는지는 행위의 태양과 공소사실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3-2. ‘마약’이었다면 두 배였다
| 대상 | 근거 조문 | 법정형 |
|---|---|---|
| 마약 / 향정 가목 사용 등 | 제60조 제1항 제1호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
| 향정 나목·다목 투약·수수 등 | 제60조 제1항 제2호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
| 업무 외 목적으로 마약을 취급·처방 | 제60조 제1항 제4호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
| 향정 라목(프로포폴) 투약·수수·사용 등 | 제61조 제1항 제5호 |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
| 업무 외 목적으로 향정을 취급·처방 | 제61조 제1항 제7호 |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
| 제30조 제1항·제2항 위반 향정 취급·처방 | 제61조 제1항 제11호 |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
제60조 제1항 제4호를 자세히 보면 ”…제30조제1항·제2항… 을 위반하여 마약을 취급하거나 그 처방전을 발급한 자”라고 되어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는다. 프로포폴 사건 기사에 “10년 이하 징역”이 붙어 있다면 조문이 어긋난 것이다.
3-3. 상습범 가중과 경합범 가중
제61조 제2항은 상습적으로 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 정해진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정한다. 5년의 2분의 1을 더하면 장기 7년 6개월이다. 미수범도 처벌된다(제61조 제3항).
여기에 다른 죄가 붙으면 형법의 경합범 규정이 작동한다.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는 각 죄에 정한 형이 같은 종류일 때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에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의 장기를 합산한 형기를 넘을 수 없다고 정한다. 징역과 금고는 같은 종류로 본다(같은 조 제2항).
이 구조에서 중요한 건 투약 횟수가 법정형 상한을 직접 끌어올리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횟수와 기간, 피해 규모는 죄의 개수(죄수)를 정하고 경합범 가중의 기초를 만들며, 그다음 양형에서 평가된다. 마약범죄에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이 있고 투약·단순소지 유형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만, 구체적 권고 형량 구간은 유형과 특별양형인자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사건에 그대로 대입할 수 없다.
3-4. 범죄수익과 면허
마약류관리법 제67조는 이 법에 규정된 죄에 제공한 마약류·시설·장비·자금·운반 수단과 그로 인한 수익금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한다. 임의적 몰수가 아니라 필요적 몰수다. 검찰이 추징 보전을 추진한다고 밝힌 근거가 이것이다.
면허는 형사절차와 별개의 트랙이다. 의료법 제8조는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제2호),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난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자(제4호) 등을 의료인 결격사유로 정하고, 같은 법 제65조 제1항 제1호는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다만 이 사건은 판결 전이고 면허 관련 처분이 발표된 바도 없으므로, 결과를 단정할 수 없다.
4. 의사가 놔준 프로포폴도 맞은 사람이 처벌받나
가장 오해가 많은 지점이다. “병원에서 의사가 놔줬는데 왜 내가 처벌받나”라는 질문의 답은 조문 두 개에 들어 있다.
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의 투약·소지·사용 등을 금지한다. 그런데 같은 조 제2항 제1호는 예외를 둔다. **“이 법에 따라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부터 투약받아 소지하는 경우”**다.
관문은 ‘이 법에 따라’라는 다섯 글자다. 의료 목적의 정당한 투약이라면 이 예외가 적용된다. 반대로 의료 목적을 벗어난 투약이라면 예외에 해당하지 않고, 투약받은 사람도 제4조 제1항 위반이 된다. 프로포폴은 라목이므로 제61조 제1항 제5호, 즉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간이다. 제5호는 매매·수수·소지·사용·투약·제공을 나란히 열거하고 있어서, ‘맞기만 했다’는 사정이 조문 자체에서 빠져나가는 통로가 되지는 않는다.
여기에 명의 문제가 겹치면 죄가 하나 더 붙는다.
-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항 제10호: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한 자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같은 호 단서: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에서는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이 단서 때문에 ‘가족 명의’와 ‘지인 명의’는 절차적으로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다만 번호를 건네준 쪽의 책임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이 사건에서 발표되지 않았으므로 단정할 수 없다.
처방전 쪽 조문도 함께 본다. 마약류관리법 제32조 제2항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할 때 환자의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하고 서명·날인하도록 정한다. 명의가 실제 투약받은 사람과 다르면 처방전 기재 자체가 사실과 어긋나게 된다.
5. 마약 투약 초범은 치료받으면 기소유예가 되나
5-1. 근거는 제도가 아니라 검사의 재량이다
조건부 기소유예의 뿌리는 형사소송법 제247조다.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형법 제51조는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양형 참작 사유로 든다.
그러니까 ‘치료를 받으면 기소유예가 된다’가 아니라, 검사가 기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치료·재활을 조건으로 붙일 수 있다는 것이 정확한 순서다. 권리가 아니라 재량이다.
5-2.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
기존의 조건부 기소유예에는 선도조건부·치료조건부·교육조건부가 있었고, 여기에 ‘연계모델 참여조건부’가 더해졌다. 법무부·검찰·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함께 운영하는 이 모델은 2023년 하반기 시범운영을 거쳐 2024년 4월 15일 전국으로 확대됐다. 시범운영 참여 인원은 22명이었다고 발표됐다.
절차는 대체로 이렇게 흐른다.
- 검사가 조건부 기소유예 대상자에 대해 전문가위원회에 중독 수준 평가를 요청한다.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가 중독 수준을 평가하고 재활 가능성을 판단한다.
- 그 판단을 토대로 검사가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하고, 맞춤형 치료·재활 프로그램이 연계된다.
- 보호관찰소가 준수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약물검사를 실시한다.
- 기간 중 재범하거나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기소유예가 취소되고 기소될 수 있다.
대상은 단순 투약 사범이다. 판매·알선·제조가 얽히면 같은 트랙에 놓이지 않는다.
5-3. 치료보호와 치료감호는 또 다른 것
이름이 비슷해 섞이기 쉬운 두 제도가 있다.
| 제도 | 근거 | 성격 |
|---|---|---|
| 치료보호 | 마약류관리법 제40조 |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치료보호기관에서 판별검사·치료보호를 받게 하는 보건 트랙. 판별검사는 1개월 이내, 치료보호는 12개월 이내이며 치료보호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친다(제40조 제7항·제8항). 비용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한다(제11항) |
| 치료감호 | 치료감호법 제2조 제1항 제2호 | 마약류 등에 중독된 습벽이 있는 사람이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치료 필요성과 재범 위험성이 인정될 때 치료감호시설에 수용하는 형사절차상 보안처분 |
기소유예는 형사절차를 종결시키는 처분이고, 치료보호는 그와 별개로 작동하는 보건 제도이며, 치료감호는 재판을 통해 선고되는 처분이다. 같은 ‘치료’라는 단어를 쓰지만 결정하는 주체도 효과도 다르다.
이 사건에서 투약자 32명 중 5명이 기소되고 21명이 조건부 기소유예로 갈린 기준은 발표되지 않았다. 한 매체는 사회복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라는 취지로 전했을 뿐이다. 투약량, 기간, 중독 수준 평가 결과, 전과 유무, 수사 협조 정도 등이 두루 고려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개별 사건의 판단 근거는 공개되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6. 감시 시스템은 있었는데 왜 오래 이어졌나
6-1. 기록은 주민등록번호 단위로 쌓인다
마약류관리법 제11조 제1항은 마약류취급자에게 투약·조제·사용 내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제2항 제1호는 마약류를 투약받은 환자의 주민등록번호(외국인은 여권번호 또는 외국인등록번호)와 질병분류기호까지 보고하게 한다. 이 보고가 모여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된다.
바꿔 말하면 시스템이 세는 단위는 ‘누가 얼마나 맞았나’가 아니라 ‘어떤 번호로 얼마나 맞았나’다. 한 사람이 같은 번호로 반복해 맞으면 누적이 그 번호 아래에 쌓여 눈에 띈다. 그러나 번호가 계속 바뀌면 같은 양이 여러 사람 몫으로 흩어진다. 검찰이 이 사건의 명의 도용을 감시 회피 목적으로 본 이유이자, 왜 번호를 더 가져오면 더 놔주겠다는 제안이 나왔다고 보는지의 설명이다.
6-2. 처방 전에 투약내역을 확인할 의무는 어디까지인가
2023년 6월 13일 신설된 제30조 제3항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할 때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통합정보센터에 투약내역 제공을 요청해 확인하도록 정한다. 긴급한 사유, 암환자 통증 완화 등은 예외다. 확인 결과 과다·중복 처방 등 오남용이 우려되면 처방·투약을 하지 않을 수 있다(제30조 제4항).
여기서 실질을 정하는 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이라는 위임이다. 2026년 8월 기준 시행령은 그 대상을 **별표 2 제27호에 따른 펜타닐과 그 염류(내용고형제와 외용제제)**로만 정하고 있다. 즉 법률상 확인 의무가 걸린 성분은 아직 펜타닐이다.
그 밖의 성분은 정책적 확대 경로를 따라왔다. 정부 자료 기준으로 2024년 6월 펜타닐 정제·패치제 의무화, 2025년 6월 메틸페니데이트, 2025년 12월 식욕억제제, 2026년 6월 19일 졸피뎀 순으로 확인 대상이 넓어졌고, 프로포폴은 2026년 8월 확인 대상에 추가하는 일정이 발표됐다. 다만 정부 설명자료는 펜타닐만 ‘의무화’로, 나머지는 ‘권고’로 구분해 표기해 왔고 언론 표현도 엇갈린다. 특정 성분이 법률상 의무인지 행정 권고인지는 그 시점의 시행령 원문으로 확인해야 한다.
6-3. 최근 신설 조항과 이 사건의 거리
2024년 2월 6일 신설돼 2025년 2월 7일 시행된 제30조 제2항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총리령으로 정하는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자신에게 투약하거나 자신을 위한 처방전을 발급하는 것을 금지한다. 의료인의 자가 투약을 겨냥한 조항이다.
이 사건은 타인에게 투약한 혐의이므로 제30조 제2항이 정면으로 적용되는 사안은 아니다. 최근 개정이라고 해서 모든 의료용 마약류 사건에 붙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조문이 새로 생겼을 때 그 조문이 겨냥하는 행위 유형이 무엇인지 먼저 보는 편이 안전하다.
이 밖에 마약류 불법유출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도입은 2026년 6월 시점에도 검토·추진 단계로 발표됐다. 시행 중인 제도가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프로포폴은 마약인가요? 법률상으로는 아닙니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를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로 나누고, 프로포폴은 향정신성의약품 중 라목에 해당합니다(제2조 제3호 라목, 시행령 별표 6 제68호). 일상어로 ‘마약류’에 포함되는 것은 맞지만, 조문상 ‘마약’과는 처벌 규정이 다릅니다.
Q. 의사가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하면 법정형이 얼마인가요? 마약류관리법상으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간입니다(제61조 제1항). 상습이면 2분의 1까지 가중돼 징역 장기가 7년 6개월이 됩니다(제61조 제2항). 다른 죄가 함께 인정되면 형법 제37조·제38조의 경합범 가중이 별도로 적용됩니다.
Q. 투약 횟수가 많으면 법정형 상한도 올라가나요? 법정형 상한 자체는 조문이 정하므로 횟수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횟수와 기간은 죄의 개수를 정하고 경합범 가중의 기초가 되며, 그다음 양형 단계에서 평가됩니다.
Q. 의사가 놔준 프로포폴을 맞은 사람도 처벌되나요? 의료 목적의 정당한 투약이라면 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2항 제1호의 예외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의료 목적을 벗어난 투약이라면 예외에 해당하지 않아 제4조 제1항 위반이 되고, 제61조 제1항 제5호의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구간에 놓입니다.
Q. 남의 명의로 프로포폴을 맞으면 어떤 죄가 추가되나요?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항 제10호의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에서는 피해자가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단서가 있습니다.
Q. 마약 투약 초범은 치료를 받으면 기소유예가 되나요? 자동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근거는 형사소송법 제247조의 기소편의주의이고, 검사가 기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치료·재활을 조건으로 붙이는 구조입니다. 2024년 4월 15일 전국으로 확대된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에서는 전문가위원회의 중독 수준 평가를 거쳐 조건이 정해지고, 조건을 이행하지 않거나 재범하면 기소유예가 취소돼 기소될 수 있습니다. 대상은 단순 투약 사범입니다.
Q. 조건부 기소유예와 치료보호, 치료감호는 어떻게 다른가요? 조건부 기소유예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조건을 붙이는 것이고, 치료보호는 마약류관리법 제40조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운영하는 보건 제도이며, 치료감호는 치료감호법에 따라 재판에서 선고되는 보안처분입니다.
Q. 유죄가 확정되면 의사 면허는 어떻게 되나요? 의료법 제8조는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와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 종료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등을 의료인 결격사유로 정하고, 제65조 제1항 제1호는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형이 확정되기 전 단계에서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 법령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제3호(마약류와 향정신성의약품의 정의, 가~마목 구분), 제2조 제5호 자목(마약류취급의료업자)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의 취급 금지), 제4조 제2항 제1호(투약받아 소지하는 경우의 예외)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업무 외 목적의 취급 제한)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제2항(마약류 취급의 보고 — 환자 주민등록번호·질병분류기호 포함), 제11조의4(마약류 통합정보센터)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1항·제2항·제3항·제4항(마약류 투약 등 — 제2항은 2024년 2월 6일 신설, 2025년 2월 7일 시행)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2항(처방전의 기재 — 환자 성명 및 주민등록번호)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마약류 중독자의 치료보호 — 제7항 판별검사 1개월·치료보호 12개월, 제8항 치료보호심사위원회, 제11항 비용 부담)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 제1항 제1호·제2호·제4호(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제60조 제2항(상습범), 제60조 제3항(미수범)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 제1항 제5호·제7호·제11호(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제61조 제2항(상습범 2분의 1 가중), 제61조 제3항(미수범)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몰수 — 몰수 불능 시 가액 추징)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 2 제27호(펜타닐), 별표 6 제60호(졸피뎀)·제68호(프로포폴), 제30조 제3항 관련 확인 대상 성분 규정
- 주민등록법 제37조 제1항 제10호(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 부정사용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친족 간 반의사불벌 단서)
- 형법 제37조(경합범), 제38조 제1항 제2호·제2항(경합범과 처벌례), 제51조(양형의 조건)
-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
- 치료감호법 제2조 제1항 제2호(마약류 등 중독자에 대한 치료감호)
- 의료법 제8조(결격사유), 제65조 제1항 제1호(면허 취소)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 시행 법령을 반영했다. 언급된 사건은 기소 단계이며, 유무죄와 형은 재판에서 정해진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적용 법률에 따라 달라진다.